[민간 드론, 어디까지 왔나] 물류배송 넘어 택시시장도 넘본다

2025년 세계 시장 규모 126억 달러 전망… 중국 DJI, 세계 시장점유율 70%대 

 

▎미국의 헬리콥터 제조사 벨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드론 택시 콘셉트 모델인 ‘벨 넥서스(Bell Nexus)’를 선보였다. / 사진:연합뉴스

드론은 군용으로 개발했지만 민간 영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장난감이나 항공사진 촬영용 장비로 관심을 모은 데 이어 산업계로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공공안전과 조사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으며 소방·방재와 농업·건설 분야에서도 필수 장비로 자리매김했다. 드론은 머지않아 배송 시장과 통신, 이동수단 분야에서도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활용처가 다양해지면서 드론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지난해 세계 상업용 드론시장 규모가 11억 달러 수준에서 내년 24억 달러로, 2025년에는 12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드론 시장의 강자는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DJI다. DJI는 상업용 드론 부문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군을 선보이며 2006년 창업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세계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으며, 2017년 매출이 1조원을 넘었다. DJI를 맹추격하는 건 프랑스 패롯(Parrot)이다. 2007년 드론 사업에 뛰어든 패롯은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드론을 원격조종하는 ‘AR드론’을 만들었다. 국내 드론 업체의 기술력은 DJI의 70~80% 수준으로 평가된다.

건설·농업 분야에서 쓰임새 다양 

 


드론은 이미 다양한. 산업군에서 쓰이고 있다. 지난해 산업조사업체 블루리서치가 미국의 연 매출 5000만 달러 이상 기업을 임의 추출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736곳의 응답 기업 중 약 12%가 드론을 비즈니스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7%는 앞으로 사용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 분야 기업 중 35%가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해 가장 높은 적용률을 보였다. 건설현장의 지형 측량과 공정 관리 등에서 쓰고 있었다. 국내 건설사들도 건설현장에 드론을 활용해 측량, 토공량 측정, 현장관리, 3차원(D) 모델링, 안전점검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재 40기가 넘는 드론을 국내외 현장에 투입해 측량과 진도 관리 등에 활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측량용 수직이착륙 비행드론(V-TOL)을 도입했고, 건설산업용 ‘드론 관제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한라건설은 건설현장에서 드론을 이용한 가상현실(VR) 촬영으로 공정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드론 측량은 작업시간을 50% 이상 단축해 측량 작업의 효율을 극대화한다”며 “앞으로 토목, 건축, 시설물 유지·보수 등에도 드론이 널리 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루리서치의 조사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농업은 드론을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는 분야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주니퍼 리서치는 2016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상업용 드론의 46%가 농업용이라고 추정했다. 농업용 드론은 토양과 농경지 조사뿐 아니라 파종과 살포, 작물 모니터링 등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거리측정기를 이용해 지표면을 스캔한 후 필요한 지역에만 농약을 정확하게 투하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과 함께 토양 오염도 방지하는 등 효과를 얻고 있다. 국내 농촌에서는 드론의 누적 보급대수가 1000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크다. 국내 농업용 드론 제조사인 성우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방제용 무인 헬기를 이용하면 2~3명이 하루가 걸리는 면적을 단 25분 만에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물류·배송 분야에서 드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지난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사업설명회에서 배송용 자율비행 드론의 최신 모델을 공개하며 “수개월 안에 이 드론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년 전부터 ‘물류 혁신’ 수단으로 주목받았던 아마존 프라임 에어다. 아마존은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승인을 받는 대로 실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마존은 FAA에 드론 관련 일부 규제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월에는 구글의 관계사인 프로젝트 윙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FAA의 상업용 드론 배송 허가를 받았다. 사실 지금도 일부 국가에서 제한적으로 드론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범 사업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2017년 12월 우정사업본부가 전남 고흥에서 4㎞ 떨어진 섬인 득량도에 소포와 등기를 배달하며 드론 배송에 성공했지만 그 후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드론은 미래 이동 수단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가벼운 물건뿐 아니라 사람까지 실어 나르는 것이다. 사람이 탑승하지만 조종에 관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개인용항공기(PAV)와 드론이 합쳐진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일종의 ‘드론 택시’인 셈이다. 다른 분야에 비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크지만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라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른바 ‘드론 택시’가 주목을 받은 것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16’에서 중국의 드론기업 이항(Ehang)이 선보인 프로토 타입 모델 ‘이항-184’부터다. 이항은 이후 오스트리아 항공 업체 FACC와 협력해 이항-216을 개발, 지난 4월 두 명의 사람을 태우고 시범 비행에도 성공했다.

드론 택시 개발에는 항공기·헬리콥터 제조사는 물론 완성차 업체까지 도전하고 있다. 올 초 열린 CES 2019에서는 미국의 헬리콥터 제조사 벨이 드론 택시 콘셉트인 ‘넥서스’를 공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벨은 자동차 공유 업체 우버와 협력해 2025년까지 드론 택시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아우디와 에어버스는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드론 위크 행사에서 2023년까지 드론 택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까지 드론 택시 개발 나서 

 


드론산업에서 활약상이 미미한 국내에서도 드론 택시 분야에는 관심이 큰 편이다. 드론 택시 분야는 아직 실제 운영을 위한 안전성 검증이나, 관제, 인프라 구축 등 정부나 국제기구 차원의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국토부는 드론 택시를 비롯한 드론 교통을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2023년까지 450억원을 투입해 드론 택시와 인증, 안전운항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출처]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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